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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세에 첫 시집 ‘치자꽃 향기’ 낸 진효임씨

2012.10.08 11:51

충북여세연 조회 수:30267 추천:28

“‘쓰고 맵고 달았던’ 세월, 시가 됐어요”
전쟁통에 초등 4학년 중퇴
일흔에 복지관서 한글 배워 “마음 속 말 그대로 썼죠”

“99세에 첫 시집을 낸 시바다 도요의 시를 읽고 용기를 냈어요. 시를 좋아해서 그냥 내 맘에 있는 말 그대로 쓴 거지….”

전쟁통에 초등학교 4학년을 중퇴한 후 일흔이 다 돼 한글을 배운 할머니가 2년간 쓴 시 69편을 묶어 시집을 냈다. 주인공은 ‘치자꽃 향기’(아이테르)의 저자 진효임(71·경기 고양시·사진)씨.

전북 남원시 수지면 시골마을에서 자란 진씨는 열일곱 살에 결혼해 막노동하는 남편과 2남4녀를 키웠다. 아이들이 교사로, 회사원으로, 출판사 사장으로 제몫 톡톡히 해낼 동안 “이름 석자 쓸 때마다 진땀 흘렸던” 엄마는 동네 복지관에 나갔다. 까막눈은 아니지만 살림하느라 잊어버린 한글을 배우고 싶어서였다. “친구들이 나이 칠십에 공부는 해서 무엇하느냐고 묻더군요. 살아 있을 때 하나라도 배우고 싶어 용기를 냈어요.”

받아쓰기 시험에서 100점 받던 날 진씨는 문구점에서 공책을 샀다. 그리고 매일 한 편씩 시를 썼다. 그의 시에는 ‘텔레비를 좋아하는’ 영감이 단골로 등장한다. ‘늙은 막대기처럼 굽어 있는’ 등 위에 여덟 식구 가장의 짐을 싣고 부지런히 살아온 남편(박만덕·80)에게 진씨는 “곁에 없으면 허전한 사람”이라고 에둘러 사랑을 표현한다.

“30년 전 시골에서 빈털터리가 돼 온 가족이 서울로 올라왔어요. 남원에서 소를 키웠는데 소값 파동 때 재산 날리고 양평동 달동네에 오래 살았죠. 그때 고비를 참고 견뎌내지 못했으면 시도 못 썼을 거예요. 한발 한발 올라가다 보면 힘든 오르막만 있는 게 아니라 내리막도 있더라고요.” 진씨는 여든 살까지 세 권의 시집을 내는 것이 목표다. ‘쓰고, 맵고, 달았던’ 세월을 살아온 71세 시인에게선 은은한 ‘치자꽃 향기’가 났다.


박길자 / 여성신문 기자 (muse@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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