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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 강사는 육아휴직 안 된다고?”

2012.08.08 12:34

충북여세연 조회 수:8530 추천:14

1만1000여개교 20만명
출산휴가 안 주려 계약 거부
“결혼·임신 안 해”서약서도.....

학교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이 고용불안과 저임금, 산업재해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전국 1만1000여 개 학교에서 20만 명으로 추산되는 비정규직이 일하고 있다. 이 중 여성이 80% 이상이다. 직종은 다양하다. 교원 업무 경감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교육청별로 신규 직종이 속속 생겨난 탓이다. 울산시만 해도 84개 직종이 있다.

이들에게 육아휴직, 출산휴가 같은 모성보호는 언감생심이다. 출산휴가를 쓰면서도 교장 눈치를 봐야 하고, 때론 직장을 그만두라는 식의 압력에 시달린다. 출산휴가를 주지 않으려고 재계약을 거부하거나 결혼과 임신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까지 받는 학교들도 있다.

울산시내 초등학교 방과후돌봄강사인 김민정(31·가명)씨는 지난 6월 출산휴가를 마치기 전 육아휴직 여부를 문의했다가 시교육청 담당 장학사로부터 “사용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교장은 육아휴직이 가능하다고 했으나 장학사는 “기간제 강사이므로 육아휴직은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돌봄강사들은 대부분 2∼7년간 근무하지만 무기계약으로 전환되지 않고 있다. 전국여성노동조합 울산지부는 장학사를 고용노동부에 고발했다. 신인숙 지부장은 “고발한 지 5일 만에 육아휴직이 가능하다며 말을 바꾸더라”며 “하지만 김씨는 결국 육아휴직을 못 썼다. 교육청이 학교에 경위서를 내라고 했는데 내년 재계약 시 불이익을 당할까봐 신청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근무 형태가 학교에서 월급을 받는 회계직이어도 대우는 딴판이다. 경기도 내 초등학교 방과후돌봄강사인 이수진(39·가명)씨는 “정규직 교사들 틈에서 유령 취급을 받는다. 외부 강사로 여기니 학교 비정규직 내에서도 ‘차별 속 차별’을 겪는 셈”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씨는 “월급도 80만∼95만원으로 학교마다 들쭉날쭉하다”며 “무기계약을 안 해주려고 근무기간 2년 안에 그만두게 하는 학교가 많다”고 말했다. 교무 보조는 ‘비서’ 일을 겸해 ‘떡셔틀’ ‘상추셔틀’이란 신조어도 등장했다. 떡 돌리기, 상추 씻기, 자녀 결혼 청첩장 돌리기 같은 허드렛일을 하기 일쑤다. 지나친 업무량으로 골병을 앓다 산업재해 판정도 받는다 .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6월 1일부터 20일까지 서울시내 초·중·고 비정규직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57.8%가 고용이 불안하다고 답했다. 가장 먼저 개선돼야 할 점으로는 낮은 임금(27.9%)을 꼽았다. 10명 중 8명이 월 150만원 미만을 받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여성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3만 명의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가입한 학교비정규직노조 연대회의는 7월 19일 “교육과학기술부와 시도교육청이 호봉제 도입, 무기계약 전환, 교육감 직접고용 등 임금단체협약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9월에 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학교 비정규직 해법에 대해 정규직과 동등한 처우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연구소가 서울시내 초·중·고 학부모 300명과 교사 3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학부모의 89.7%, 교사의 91.0%는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위해 교육청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학부모의 64.4%와 교사의 65.6%는 비정규직 처우를 정규직과 동등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순임 전국여성노동조합 조직발전특별위원장은 “교육청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학교 비정규직을 채용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해 불안한 일자리가 양산되고 있다”며 “예산이 있으면 인원을 뽑고, 예산이 없으면 줄이기 때문에 1년 계약직 근무 후 자르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특히 “대다수 정부부처와 달리 교육과학기술부에는 비정규직 관리 훈령과 규정도 없다”며 “학교 비정규직에는 경력단절 여성이 대거 진입했다. 만약 남성 가장들이 들어왔다면 이렇게 내버려뒀겠나”고 비판했다.

박길자 / 여성신문 기자 (muse@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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