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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검찰, ‘여성’ 개혁인사로 돌파하라
여검사 25% 넘는데 여성 검사장은 전무... “검찰 유리천장은 방탄유리급”
“여검사들의 큰언니” 조희진 검사, 첫 여성 검사장 후보로 또다시 물망에

▲ 지난 2월 27일 경기 과천 정부종합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 신규 임용에 있어 여성 비율이 확연히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단행될 고위급 검찰 인사에 쏠리는 여성계의 시선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2003년 여성 첫 법무장관 탄생을 신호탄으로 여성 첫 대법관, 여성 첫 헌법재판관 등 법조계 유리천장이 연이어 깨졌지만 검찰의 유리천장만은 여전히 굳건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 영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공개한 OECD 국가들의 유리천장 지수(Glass Ceiling Index)에 따르면 한국은 26개 국가 중 꼴찌다. 이런 한국 사회 안에서도 검찰 조직의 유리천장 수준은 거의 '방탄유리'급인 셈이다.

더구나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혼외 아들 논란 끝에 중도 사퇴한 데 이어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 관련 외압 논란으로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사의를 표하는 등 검찰 역사상 유례없는 위기가 닥친 가운데 ‘여성’ 카드야말로 가장 강력한 개혁 코드로 읽히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5월 10일을 기준으로 총 1928명 검사 중 여성은 487명, 25.3%다. 지난해엔 신임 검사 50명 중 여성이 32명, 절반을 훌쩍 넘어가는 추세여서 검찰에서 여검사는 더 이상 소수가 아니다. 1982년 조배숙 전 의원과 임숙경 변호사가 여검사 1호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후 8년 만에 첫 후배 여검사(조희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가 들어왔던 시절도 있었음을 상기하면 비약적인 발전이다. 그런데 지금의 이 현실을 과연 ‘발전’이라 부를 수 있을까.

가장 큰 문제는 고위직과 주요 부서에서의 여성 배제 관행이다. 지난 4월 단행된 검사장급 인사에서 첫 여성 검사장 탄생으로 기대를 모았던 조희진(51·19기) 당시 서울고검 검사가 승진에서 누락된 ‘사건’이 이를 대변한다. 여기에 더해 노정연(46·25기) 법무부 인권구조과장이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장으로, 박소영(42·27기) 사법연수원 교수가 법무부 인권조사과장으로, 홍종희(46·29기) 안산지청 부부장이 법무부 인권정책과 검사로 발령받은 것을 제외하면 법무부, 대검, 동·남·북·서 등 재경지검 일선 부장검사 급에 여성 기용은 전무하다.

특히 ‘검찰의 꽃’이라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에는 여검사가 단 1명도 발령받지 못해 10명 중 1명 남짓꼴로 여검사가 극히 드문 조직 내 성별 불균형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호 선배들과 달리 임용 이후 줄곧 현장을 지키며 한길을 걸어온 ‘큰언니’의 승진 탈락에 실망을 넘어 절망감마저 느낀다”는 한 후배 여검사는 “여검사 임용은 나날이 느는 추세인데 부장급 여검사가 10여 명에 불과하고, 경력 관리에 유리한 부서에 여검사들이 기용되기란 하늘의 별 따기라 힘이 빠진다”고 토로한다.

이번 검찰 인사의 포인트는 서울중앙지검장·대검 중수부장과 공안부장·법무부 검찰국장 등 소위 ‘빅4’와 대검 중수부 폐지로 신설된 검사장급 반부패 초대 부장 인선이다. 서열 중시의 조직 문화상 연수원 16·17기가 주요 승진 대상이지만, 내년 2월 정기인사에 앞서 일부 단행될 19·20기에서의 신규 검사장 탄생도 점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또다시 조희진 검사가 주목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로 두 차례(공판2부·형사7부) 근무한 데다 초대 법무부 여성정책담당관, 첫 여성 법무부 부부장검사, 첫 여성 지청장(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 등 줄곧 여성 1호의 기록으로 달려온 경력으로도 검사장 자격이 충분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공약을 통해 검찰 개혁의 핵심을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인사제도”로 꼽았다.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조직문화와 이로 인한 여러 후유증을 굳이 들이대지 않더라도 중간관리급 여검사가 극히 드문 조직의 기형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여성’의 고위직 기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검찰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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