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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성범죄 공소시효 정기국회 기간 중 폐지를”

2011.10.12 23:17

충북여세연 조회 수:21361 추천:20

공지영 작가, 나영이 아빠가 국회에서 만난 이유는
“아동성범죄 공소시효 정기국회 기간 중 폐지를”
국민 35만1719명 서명지 국회 법사위에 전달

▲ 영화 ‘도가니’의 원작자 공지영씨,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이제훈 회장, 민주당 신낙균 의원(왼쪽부터)이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아동성범죄 공소시효 폐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후 ‘아동대상 성범죄 공소시효 폐지’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영화 ‘도가니’의 원작자 공지영씨와 조두순 사건 피해자인 나영이(가명) 아빠가 12일 오후 국회를 찾았다.

이들은 이날 우윤근 국회 법사위원장에게 아동성범죄 공소시효 폐지를 촉구하는 국민 35만1719명의 서명지를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신낙균 의원, 최영희 국회 여성가족위원장,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이 함께 했다. 어린이재단은 지난 5월부터 ‘나영이의 부탁’ 캠페인을 통해 온ㆍ오프라인에서 아동성범죄 공소시효 폐지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여왔다.

앞서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공지영 작가는 “어렸을 때 겪은 성폭행과 성추행은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아동성범죄는 살인보다 더 무섭게 인생을 파탄나게 한다”며 “아이 셋을 키우는데 학교에서 아침 8시 이전에 보내지 말라고 하더라. 약자를 건드리는 아동성범죄자는 철저히 단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린이재단 나눔대사로 활동하는 공 작가는 그동안 트위터와 언론을 통해 아동성범죄 공소시효 폐지를 지지해 왔다.  

아동성범죄는 작년 한해만 하루 3건씩 터졌고, 지난 4년 간 70% 이상 크게 늘었다. 이제훈 회장은 “아동성범죄는 자기방어력이 없는 어린이의 몸과 영혼을 짓밟는 잔혹한 범죄이자 ‘영혼 살인’”이라며 “그런데도 피해아동이 성인이 된 후 자신이 당한 일을 깨닫거나 범죄자와 맞서 싸우겠다는 용기가 생겼을 때는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 죄를 물을 수 없다. 성범죄 공소시효가 폐지되면 범죄자는 경각심을 갖게 돼 재범률이 줄어들고, 피해아동은 상처와 피해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나영이 아빠는 “나영이가 수학여행 가는 게 가장 큰 치료 목표였는데 이번에 잘 다녀왔다”며 “아이가 가장 두려워한 것이 범인이 언제 세상에 나오느냐였다. 정신과 치료를 하면서 이 때문에 많이 애태웠다. 아이에겐 어른들이 성폭력범을 어떻게든 잡아서 처벌한다는 확신을 주면 치유가 잘된다”고 말했다.  

공 작가는 “아동성범죄는 성욕의 문제가 아니라 도착이자 약자를 지배하려는 폭력”이라며 “‘도가니’ 교장 역시 충분히 성매매를 할 수 있는 처지인데도 전능한 힘을 과시하고 쾌감을 얻기 위해 청각장애 학생들에게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12일 권재진 법무부장관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살인도 공소시효가 있다”고 발언한데 대해 “왜 아동성범죄와 살인 사건에서 균형을 찾으려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비판했다.

▲ 이제훈 어린이재단 회장(가운데)이 공지영 작가, 신낙균 의원과 함께 올해 정기국회 기간 중 아동성범죄 공소시효를 폐지해줄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소시효와 함께 감경요인 폐지도 현안으로 떠올랐다. 초범, 합의 등의 이유로 형을 줄여주기 때문에 성폭력은 합의만 하면 된다는 인식이 퍼져 있어서다. 신낙균 의원은 2009년 모든 성범죄의 감경요인 배제와 아동성범죄 공소시효 폐지를 담은 ‘성폭력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하지만 이듬해 여야 합의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제정되면서‘음주 및 약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성범죄를 저질렀을 경우’에만 감경요인을 배제하는 임의조항이 만들어졌고, 아동성범죄는 피해자가 성인이 될 때부터 공소시효 10년, DNA 등 과학적 증거가 있을 경우 10년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신 의원은 지난해 7월 감경 배제와 공소시효 폐지를 담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다시 발의했으나 1년 넘게 국회에 계류돼 있다. 신 의원은 “영국, 일본을 비롯한 미국의 다수 주(洲)들도 아동성범죄 공소시효를 폐지했다. 우리나라도 가해자를 끝까지 엄벌한다는 원칙을 가져야만 아동성범죄를 줄일 수 있다”며 “이번 정기국회 기간 중 개정안이 반드시 본회의를 통과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 작가도 감경요인 배제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 작가는 “광주 인화학교 사건을 취재해보니 가난한 아이들을 돈다발로 유혹하는 것은 성폭력 피해자를 두 번 죽이고 인간적으로 능욕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우윤근 국회 법사위원장은 “반인륜적 범죄에는 공소시효가 없는 것이 전 세계적 추세”라며 “빠른 시일 내에 개정안이 처리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박길자 / 여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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