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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고려대의 긴 침묵’ 성추행 피해자 두번 운다

2011.09.03 01:29

충북여세연 조회 수:19402 추천:28

석달 넘게 끈 의대생 징계
수위 정하고도 공개 안해
‘사생활 문란’ 악소문 돌고
교수까지 가해자 두둔 의혹
불안·우울증 치료 피해학생
“학교 그만둬야 하나” 시름

동기 여학생을 집단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려대 의대생 3명에 대한 학교 쪽의 징계 절차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피해 학생이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를 통해 ‘2차 피해’의 고통을 호소하고 나섰다.
피해 학생 ㅇ씨는 2일 <문화방송>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한 인터뷰에서 “가만히 있어도 진실이 밝혀지리라 믿었는데, 인터넷과 학교·병원 등에 사실과 다른 악의적 소문이 돌아 그냥 있어선 안 되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ㅇ씨는 사건이 알려진 뒤 ‘피해자가 가해자들과 사귀는 관계였고, 잠자리를 한다’는 등의 소문이 돌았고, 가해자 중 한명은 구속되기 전 의대 학생 60여명에게 ‘피해자가 사생활이 문란했는지’, ‘인격장애가 있는지’ 등을 묻는 설문지를 돌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설문조사가 6월 중순에 진행됐지만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 나는 두달 뒤에 알았다”며 “학교에 갔을 때 인사를 해도 애들이 눈도 마주치지 않고 왕따를 당하는 느낌이 들어서 ‘나는 피해자일 뿐인데 나한테 왜 이럴까’ 싶었는데 설문지가 원인이 된 것으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ㅇ씨는 “(징계 절차와 관련해) 여러번 교수님들한테 여쭤봤는데 답변이 없어 잘 모르겠지만, 8월19일에 교수님이 강의실에서 ‘가해 학생들이 다시 돌아올 친구들이니까 잘해줘라’라는 얘기를 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가해 학생들이 출교보다 약한 처분을 받아 학교에 다시 돌아오게 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학교에 다닐 자신이 없다”며 “(학교를) 그만둘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ㅇ씨는 현재 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 진단을 받아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고려대는 사건 발생(5월21일) 이후 3개월이 지나도록 가해 학생들에 대한 징계를 확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16일 열린 의대 학생상벌위원회에서 징계 수위가 결정됐다고 알려졌지만, 학교 쪽은 구체적인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고려대 관계자는 “가해자 쪽의 최후 소명을 들어야 하고 총장의 승인이 필요한 사안이라 지금으로선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해 학생들은 이미 지난달 29일 변호사를 통해 상벌위에 최종 소명서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해 학생 가운데 한명의 부모는 “아이들이 구속된 상태라 출석할 수 없다고 하자 상벌위 쪽에서 변호사나 가족들이 서면으로라도 대신 제출하라고 해 이미 낸 상태”라고 밝혔다. 성추행 사건에 대한 징계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는데도 학교 쪽이 결과 발표를 미룬 채 시간 끌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고려대 졸업생인 김현익 송파시민연대 사무국장은 “고려대 학생상벌세부규칙에는 ‘징계는 비공개로 함을 원칙으로 한다’는 규정은 있지만, 심의 결과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규정은 없다”며 “이는 2006년 출교 사태와 견줘도 형평성에 어긋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앞서 2006년 고려대는 본관 점거 시위를 벌인 보건대 학생들 가운데 7명에게 사건 발생 14일 만에 출교를 결정했으며, 즉시 총장과 교무위원 이름으로 담화문을 내 징계 결과와 배경을 공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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