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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보편적 복지에 젠더 마인드 더해야 해요”

2011.04.11 15:32

충북여세연 조회 수:19770 추천:55



‘여성, 복지를 말하다’ (3) 가정폭력·성폭력 피해자 보호지원정책
“보편적 복지에 젠더 마인드 더해야 해요”
‘피해자보호지원, 사회복지 시스템 안에 둘 것인가, 분리할 것인가’ 쟁점


2월 초 가정폭력, 성폭력에 따른 폭력 피해 여성의 신상정보를 통합관리하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여성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요지는 폭력 피해 여성은 일반 사회복지 대상자와 달리 접근돼야 하며, 폭력 피해 여성의 구체적인 신상정보가 정부의 정보 시스템에 기록되는 것을 반대한다는 것이다.

‘사통망’ 논란이 시사하는
것에 귀 기울여야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이하 사통망)은 복지급여 수급에 필요한 각종 자료와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기록하기 위한 정보 시스템으로 2010년 1월 개통됐다. 사통망은 소득 파악 등 자산조사를 위한 업무부담 경감, 복지급여 및 서비스 전달 과정에서의 업무 수행체계 개선, 부정급여 및 중복수급 확인·조정 등을 통해 수급자의 행정 간소화 및 복지업무의 효율화, 복지재정의 효율적 전달 등을 기대하고 있다.

사통망은 사회복지사업법에 기반 한 복지업무에 적용되고 있는데, 현행 사회복지사업법 2조에 따르면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등에 관한 법률’(이하 성폭력피해자보호법)과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등에 관한 법률’(이하 가정폭력피해자보호법)상의 사업과 복지시설은 사회복지업무로 정의되고 있다. 사통망 사례는 가정폭력, 성폭력 피해 여성을 위한 보호지원 체계가 사회복지 시스템에 포괄돼 있는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무거운 질문을 던져준다.

가정폭력, 성폭력 피해 여성에 대한 보호지원체계는 관련법 제정 이후 빠른 속도로 확대됐다. 그 대표적인 것이 보호시설과 상담소인데, 성폭력 상담소 152개, 성폭력 보호시설 19개, 가정폭력 상담소 249개(통합 26개), 가정폭력보호시설 64개로, 510여 개의 상담소와 시설이 운영되고 있다(2010년 12월 기준). 그리고 복권 및 복권기금법, 범죄피해자보호기금법 등에 기반해 피해자 피해 회복 및 가해자 치료교정 등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이 보호지원 체계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




▲ 아동성폭력 추방의 날
최근 들어서는 이런 기존 보호지원 체계 이외에 아동성폭력 문제가 발생하면서 해바라기아동센터 등 아동성폭력 관련 보호지원 체계가 별도 구축되고 있다.

성폭력·가정폭력 관련 보호지원 체계의 총량은 작은 규모가 아니다. 그러나 이들 중 성폭력상담소의 경우 41%(장애인성폭력상담소 제외), 가정폭력상담소의 경우 37% 수준만이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 또한 국회 등 일각에서는 서비스 사각지대 발생과 기능 중복, 서비스의 질 제고 등에 대한 지적과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여성가족부에서는 2009년에 폭력 피해 여성 보호지원체계 개편을 위한 전략회의(TF) 및 추진단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개선방안이 수립·시행됐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고, 그런 가운데 사통망, 여성폭력시설 평가 결과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 논란 등 갈등 양상이 불거지고 있다.

여성인권 보호를 위해, 폭력 피해 여성의 복지 증진을 위해 법제화와 제도화는 분명 큰 의미가 있고, 그건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계속 변화·발전돼야 한다. 관련 법제화 당시 가정폭력·성폭력 피해 여성 보호지원을 위한 제도적 기반은 사회복지서비스 틀 안에서 구축됐고, 제도화 당시에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법제화로부터 많은 시간이 흘렀다.

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에
정부 지원은 30~40%에 그쳐



▲ 모습. 여성·아동 인권 피해자를 위한 복지 시스템은 일반 복지 시스템과 달리 젠더 관점을 더해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제도 운용 과정에서 가정폭력, 성폭력 보호지원 주체가 늘어났고, 지원방식과 주체들도 다양해졌으며 각기 다른 경험들이 축적됐다. 내부적인 다양성과 차이뿐 아니라 사회복지 체계 안에 있음으로 인한 새로운 이슈와 쟁점, 해결해야 할 숙제들도 제기되고 있다. 변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정체기 혹은 침체기에 있는 건 아닐까.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복지’가 화두다. ‘복지’ 논쟁은 급식, 의료, 보육 등 이미 주요 이슈가 쟁점화됐을 뿐 아니라 복지 영역의 주요 화두 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보편적 복지’라는 화두 속에서 ‘여성폭력’ ‘인권’과 ‘젠더’를 어떻게 자리매김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 사회복지 분야에서의 여성은 ‘부녀복지’에서 출발했고, 가정폭력, 성폭력 피해 여성에 대한 복지적 접근 역시 취약한 집단 중 하나다. 가정폭력, 성폭력 피해로 인한 도움이 필요한 집단일 수는 있지만, 여성인권 차원에서 보면 여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따라서 사회복지 시스템 안에서 자리매김 할 것이라면 복지와 여성인권의 접점 가능성과 방법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에 대한 판단과 결정, 실행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게 아니라면 사회복지 시스템에서 분리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 법체계부터 보호지원 체계 등까지 별도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이다.

보편적 복지에 여성인권
더한 지점 찾아야




▲ 가정폭력 항의 시위가정폭력·성폭력 피해 여성 보호지원 체계는 장애인·노인 등 복지 대상자를 위한 생활시설과 이용시설 등의 사회복지 체계를 준용했지만, 사회복지사들에 비해 현장 실무자들의 근무 여건은 열악하고, 폭력 피해 여성 보호지원의 특성상 사통망을 수용하기는 어려운 것이 우리의 현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서비스 전달체계는 전문성, 적절성, 포괄성, 지속성, 통합성, 접근성, 책임성 등의 기본 요소를 갖췄을 때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들 한다. 가정폭력·성폭력 피해 여성을 지원하는 보호지원 체계에 적용했을 때, 예를 들어 폭력 피해 여성에게 접근성이 높다는 것의 의미,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제공된다는 것의 의미는 여타 다른 사회복지 분야의 그것과는 다를 것이다. 같음과 다름에 대한 정리와 합의가 필요하다.

여성인권적 관점에서 가정폭력·성폭력 관련 법 체계에서부터 보호지원 체계 전반에 걸쳐 고민과 점검을 해보자. 내·외부적으로 놓인 변화와 도전, 과제에 대해 연구도 하고, 토론도 하고, 논쟁도 하자. 그 결과로 정책과 대책을 만들어보자.

이는 정부의 몫이거나 현장 단체의 몫, 연구자의 몫 그 어느 한 쪽의 몫과 책임이 아닌, 함께 해야 하는 작업이다. 법제화·제도화 이후 총량은 늘어났지만 서비스 사각지대 발생과 기능 중복, 서비스의 질 제고 등에 대한 지적과 개선을 요구받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에 책임을 묻고 돌릴 일은 아니다. 그동안 기저에 깔려 있었던 민·관의 협력의 전제하에, 민과 관 간에 누가, 무엇을, 어떻게, 어디까지 수행하고, 각자 맡은 역할에 대해 어떻게 공유·확인할 것인가 등에 대한 균형점과 합의점을 찾아가는 작업이어야 한다. 그러나 시간이 많지 않다. 생산적으로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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