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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죽어라 공부해도” 취업전선 ‘꽁꽁’

2011.09.09 15:52

충북여세연 조회 수:24147 추천:22

이공계 여학생 갈 곳이 없다
“죽어라 공부해도” 취업전선 ‘꽁꽁’
신규 채용 여성 비율 21.2%…정규직은 15.3% 불과


우리나라 여성 과학기술 인력이 창출하는 성과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이공계 여학생들은 졸업 후 갈 곳이 없다. 신규 채용 규모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고 연구와 가정을 병행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는 상대적으로 적어 직업 선택의 폭이 좁고 경쟁률도 치열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교육과학기술부가 내놓은 ‘우리나라 여성 과학기술인력 현황 분석’ 보고서를 보면 2009년 말 전체 과학기술인력 중 여성 인력은 17.3%에 불과하다. 이는 1년 전보다 오히려 0.1%포인트(p) 떨어진 수치다. 신규 채용 중 여성 비율도 꾸준히 감소 추세다. 1년 전 21.5%에서 21.2%로 떨어졌다. 특히 이 중 정규직은 15.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내 공공 연구기관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20.3%지만 민간기업 연구기관은 불과 9.9% 정도다. 정부가 산하 과학기술계 연구기관에 ‘30% 여성 채용목표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한 것. 게다가 비정규직 중에는 프로젝트에 따라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보따리’를 싸야 하는 임시 연구직도 태반이다. 4대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하반기 취업시즌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면서 졸업을 앞둔 이공계 여대생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엔지니어링 분야로 취업 준비 중인 전북대 조경학과 4학년 김미선(22)씨는 취업하기도 힘들지만 채용된다고 해도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취업 준비하면서 관련 분야 취업 정보가 많지 않고 선배도 많지 않아 혼자 알아보고 있는데 방향 잡기가 쉽지 않네요. 저희 학과 선배 언니는 공무원이 최고라고 말하더라고요. 젊을 때는 전공을 살려서 취업하는 게 좋아 보일 순 있지만 나중에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일하려면 공무원이나 공기업처럼 결혼 후에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업이 낫다고요. 남자들은 이런 걱정 안 하잖아요.”

현재 휴학 중인 인하대 화학과 3학년 조윤희(22)씨는 연구원으로 일하고 싶어 대학원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석사학위를 받아도 좋은 일자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란다.

“전공을 살려 연구원으로 일하고 싶지만 대학원을 나와도 복지제도가 괜찮고 결혼 후에도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 쓰면서 일할 수 있는 일자리는 많지 않잖아요. 게다가 워낙 신입을 채용하는 연구소도 많지 않으니 선택의 폭도 좁고 경쟁률도 심할 수밖에 없어 벌써부터 걱정이에요.”

과학계는 일반 기업보다도 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되면 재취업하기 어려운 직군으로 알려져 있다. 또 여성 선배가 많지 않아 취업을 위한 실질적인 조언을 받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건설회사 인턴을 마치고 취업을 준비 중인 동덕여대 컴퓨터공학과 4학년 가은향(22)씨는 “전공인 프로그래밍을 살려 취업하고 싶지만 학교 선배 중에는 이쪽에서 자리 잡고 일하는 분을 찾기 어려워 할 수 없이 연합 동아리에 가입해 그곳 남자 선배들에게 멘토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우수한 여성 과학기술인이 늘어나기는 쉽지 않다. 현재 일반계 고교 전체 여학생 중에서 자연·공학과정을 선택하는 비율은 2005년 29.2%, 2007년 28.2%, 2009년 28.4%로 감소하는 추세다. 실제 대학교 자연·공학계열 여학생 수도 2005년 22만1661명에서 2009년 21만1009명으로 줄어들었다.

정부도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6월 ‘여성 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정했다.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 과학자들의 재취업을 돕고 여성 과학기술인 채용목표 비율을 설정하는 등 적극적인 여성 과학기술인 채용정책을 추진하는 기관을 국가가 지원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올해 여성 과학기술인 지원 예산은 247억원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전체 여성 과학기술인의 수를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혜숙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은 “우선 인력을 고용하는 연구기관에서 여성 인적자원의 중요성을 깨닫고, 육아휴직 후 복귀하는 경우 연구비 지원과 평가 시기를 본인이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등 유연한 인사제도의 도입 등 강력한 정책과 제도 시행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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