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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도시에 말을 걸다

2011.08.25 11:05

충북여세연 조회 수:19499 추천:35

여성, 도시에 말을 걸다
지역 구성원 모두에게 안전한 생활공간
도시공간에서 여성은 보이지 않는 존재
여성과 사회적 약자의 참여가 보장되는
자연친화적인 지속가능한 도시 만들기

▲ 익산시 여성친화서포터즈는 지난해 ‘유모차 끌기 체험’행사를 열어 유모차를 쉽게 끌기 위해서는 도로 경계석 모서리 부분을 둥글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익산 여성친화서포터즈는 2009년에 구성된 시민그룹으로 현재 1000여 명이 활동 중이다.
‘막 아파트 입구를 들어서는 여성’과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 한 남성의 뒷모습’을 상상해 보자. 여성의 선택은 어떨까? 아마도 탈까, 말까 순간 망설이게 될 것이다. 특정 공간에 낯선 이와 단 둘이만 있는 상황, 최근 각종 사건과 사고들로 인해 여성뿐 아니라 이제 남성들도 불편하게 됐다.

여성가족부는 2009년 전북 익산과 전남 여수를 시작으로 2010년과 2011년 상반기 ‘여성친화도시 조성사업’을 적극 추진할 지방자치단체 8곳과 2곳을 각각 선정했다. 올 하반기에도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신들의 지역을 여성친화도시로 만들고자 준비 중에 있다. 이렇게 여성가족부의 여성친화도시 조성사업은 시행 3년차가 됐다.

지역정책과 발전 과정에 남녀가 동등하게 참여하고 그 혜택이 모든 주민에게 고루 돌아가면서 여성의 성장과 안전이 구현되도록 하는 도시, 여성가족부의 ‘여성친화도시’ 사업이 지금 조용히 지역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은 아직도 여성친화도시가  글자 그대로 여성에게만 친절한 도시를 만드는 거냐고 묻는다.

최근 여성정책 흐름은 ‘여성들만의 정책’에서 정책의 목표, 대상, 주체의 다양한 변화와 확대를 시도하는 중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여성정책은 남성 위주의 사회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사회적·경제적 지위 향상과 법·제도 차원의 평등은 주목할 만큼 개선시켜왔다. 그러나 도시공간에서 여성은 ‘보이지 않는 존재’에 불과했다. 여성은 생활경제, 육아, 교육, 근린시설, 행정서비스 이용 등 도시생활의 전반을 주도하지만, 기존의 도시공간은 성인 남성 위주의 구조와 형태를 고수해 왔다. 도시계획과 개발은 공적이고 남성의 영역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이었다. 결국 도시공간, 도로, 교통 등 일상생활 영역에서 여성의 시각과 경험은 반영될 수 없었고 여성들이 겪는 불편과 불안은 지속돼 왔다.

‘아동성폭력’ 등 각종 범죄가 늘어나면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불안이 매우 높은 가운데 여성의 불안은 더욱 높아간다. 여성에게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방안연구(2008)에 따르면, 여성은 도시생활을 하면서 남성에 비해 각종 생활 불안을 더 높게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한 산업화, 도시화로 인해 증대되고 있는 가족과 지역 공동체의 해체와 성폭력과 가정폭력 등 각종 범죄 급증, 공해 등은 이러한 도시정책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안전도시’ 등 지역의 안전, 편의, 쾌적한 환경, 건강과 같은 일상적인 삶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점차 증가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여성친화도시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할 수 있다. 특히 ‘여성을 포함한 사회 전체에 미치는 정책’으로 변화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여성친화도시 조성 정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성가족부는 2009년부터 여성친화도시 조성사업을 통해 단순히 여성만을 위한 도시가 아니라 여성의 시각을 반영한 도시 개념으로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남녀 모두에게 편리한 도시를 지향한다는 측면에서 기존의 여성정책과 차별화를 시도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친화도시는 여성의 관점을 반영한 도시계획을 통해 환경오염, 교통, 범죄로부터의 위협 등 일상생활에서 기존 도시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보완하고 여성과 사회적 약자의 참여가 보장되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고자 한다. 기존의 도시공간이 공과 사를 분리하는 공간 개념, 개발과 경제기능 중심으로 치우쳤기 때문에 여성, 아동, 노인, 장애인 등을 배제하고 일·가정 양립을 어렵게 했다면, 여성친화도시는 남녀노소,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사람 중심과 자연친화적 도시공간을 추구한다. 결국 여성에게만 친절한 도시가 아니라 지역 구성원 모두가 안전하고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는 도시인 것이다.

우리가 여성친화도시 정책에 주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 사업이 민관 협력을 바탕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 자원의 활용과 참여는 여성들이 주축이었지만 지역 행정은 남성 중심으로 진행돼 왔는데, 이제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통해 여성들의 목소리가 반영되기 시작했다. 이는 제1호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된 익산의 변화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여성친화도시 조성 2주년이 된 시점에서 익산이 도시 이미지 개선과 인구 유입보다 더 큰 수확으로 꼽는 것은 ‘여성친화 서포터즈’와 같은 제도를 통해 시민 스스로 지역을 새롭게 만드는 일에 동참함으로써 시민의 참여라는 시정의 원동력을 얻은 것이라고 한다.

도시화율이 90%가 넘는 시점에서 도시정책은 주민 모두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데 이의가 없을 것이다. 이제 도시공간에서는 상대적으로 약자일 수밖에 없는 여성의 입장에서, 그리고 여성의 시각에서 도시를 바라볼 시점이다. 약자에 대한 배려의 공간들은 결국 지역 주민 전체에 혜택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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