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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 상품화” vs “패션업계 패러디”

2011.08.25 10:57

충북여세연 조회 수:19711 추천:26

  
10세 소녀 모델의 ‘선정적 화보’ 논란
“아동 성 상품화” vs “패션업계 패러디”
짙은 화장에 하이힐, 부적절한 섹시 포즈 비판
“8개월 지난 일, 이제 와서 상처 주나” 부모 항변

▲ 논란을 빚은 10세 소녀의 패션 화보. 출처=사진작가 샤리파 함자 웹사이트, © SHARIF HAMZA
4세 때부터 패션쇼 런웨이에 서면서 패션계의 차세대 유망주로 각광 받던 어린이 모델이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그 주인공은 프랑스의 10세 소녀 티렌느 루브리 블론도(Thylane Loubry Blondeau). 패션잡지 ‘보그’ 프랑스판 12-1월호에 게재된 그의 패션 화보 사진이 어린이에게 어울리지 않게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짙은 화장에 하이힐을 신은 채 입술을 약간 벌린 모습으로 관능적인 시선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 어깨가 드러난 빨간 드레스를 입고 소파에 누워있는 사진 속 티렌느는 열 살 소녀라고 믿기 힘들 정도다.

출간된 지 8개월도 더 된 잡지에 실렸던 패션 화보 사진이 다시금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은 지난 8월 초 미국의 TV쇼 ‘굿모닝 아메리카’가 파리의 보그사를 다시 방문해 아동 성 상품화에 대한 논쟁을 벌이면서부터다. 이 방송 이후 ‘10세 소녀의 성 상품화 논란’은 전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전직 TV 리포터 출신으로 리얼리티 쇼를 통해 패션디자이너로 데뷔한 베로니카 루브리와 전직 프로축구 선수인 패트릭 블론도라는 스타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티렌느는 4세 때 유명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의 패션쇼 무대에 서며 모델업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후 ‘보그 앙팡’ 등 어린이 패션잡지의 표지 모델, 주요 아동 브랜드의 광고 모델 등 다양한 활약으로 재능을 인정받았다.

논란이 확대되자 티렌느의 어머니인 베로니카 루브리는 딸의 페이스북에 “지난해 12월에 찍은 사진이 8개월이나 지난 지금에 와서 ‘나쁜 미국인’ 때문에 논란이 됐다”고 분노하며 “딸은 이 소동에 대해 모르고 있고 어린 딸을 보호하기 위해 잠시 이곳을 닫는다”면서 페이스북의 잠정 폐쇄를 알렸다. 프랑스 시사주간지 ‘누벨 옵세르바퇴르’에 따르면 루브리는 “촬영 중에 나 자신도 놀랐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나를 놀라게 한 것은 딸이 걸고 있던 목걸이가 300만 파운드짜리라는 점이었다”고 비꼬았다. 또한 그는 “내 딸은 누드 사진을 찍은 것이 아니다”라며 특히 언론들의 과장 보도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페미니스트 블로그 인 잉글리시’의 블로거인 새라 매케니는 “물론 아이들에게도 섹시한 존재가 될 권리가 있지만 ‘섹슈얼리티’(성적 표현)와 ‘섹슈얼라이제이션’(성적 대상화)에는 차이가 있다”면서 “이 화보는 소녀 모델의 성적 정체성을 부정하고 성적 대상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보그의 편집진은 티렌느의 화보가 어린 소녀들을 이용하고 상품화하는 패션업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기획된 것이며 논란을 일으킬 것을 알면서 게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티렌느의 어머니는 딸에게 학교 수업이 방해받을 만큼 무리한 작업을 시키지 않았다며 “10개의 영화 프로젝트를 사양하는 등 제안 받은 작업 중 4분의 3가량을 거절해왔다. 그 기간 딸은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여성 블로그 뉴스 사이트 ‘제제벨닷컴’의 제나 사우어스 또한 보그 편집진의 의견에 공감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화보를 어린 소녀에 대한 성 상품화가 아니라 어린 모델들에게 부적절하게 대하는 패션업계의 풍토에 관한 패러디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그는 “개인적으로 티렌느의 화보가 그다지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많은 직업 모델들은 13~14세 무렵부터 모델을 시작하는 상황에서 비치는 블라우스를 입은 14세 모델이 런웨이를 걸어가거나 패션 잡지에서 섹시한 포즈를 취하는 것을 볼 때에는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던 사람들이 10세 소녀가 같은 포즈를 취하자 갑자기 아이들을 걱정하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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