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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마더하세요’ 캠페인, 왜 불편할까

2011.10.12 23:43

충북여세연 조회 수:34683 추천:35

보건복지부 ‘마더하세요’ 캠페인, 왜 불편할까
“남성 중심적인 작위적인 설정”
착한 남성 동료가 배려해주면 저출산 해소될까
보건복지부의 저출산 극복 캠페인 ‘마더하세요’가 국적 불명의 조어 사용과 비현실적인 TV 공익광고(사진)로 비판을 사고 있다.

‘자~ 임산부는 듣지 말고. 김 대리, 오늘 또 지각이야. 엉!(센스 있는 팀장님)/ 애들이 기다리는데 집에 안 갈거야(따뜻한 부장님)/ 육아휴직 1년 동안 잘 키웠네,회사도 이렇게 잘 키워줄 거지(든든한 사장님)/ 하나도 안 바쁘다니까. 부인한테 집중해(의리 있는 동료).’

‘마더하세요’ TV 캠페인을 시청한 여성들은 “마음이 불편해진다”고 입을 모은다. 현실과 동떨어진 작위적인 설정이 공감을 주지 못하는 데다 맞벌이 여성들의 ‘보육 전쟁’을 ‘착한 남성들’의 이해와 배려로 풀려는 접근이 남성 중심적이라는 지적이다.

출판사를 운영하는 워킹맘 이은경씨는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직장 환경으로 개선하자는 취지는 알겠지만 표현 방법이 현실과 동떨어져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며 “굉장히 선심 쓰듯 여성을 봐주는 주체도 남자 사장, 남자 부장, 남자 팀장이다. 출산과 보육이 불편한 마음이 드는 것은 개인의 희생에 의존해 문제를 풀기 때문”이라며 씁쓸해했다.

여성·노동 전문가들은 “저출산 해소를 사회적 의제로 설정했으면 출산과 보육을 정당한 권리로 다루고 법적·제도적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 그런데 ‘마더하세요’ TV 캠페인은 사회적 약자를 돕는다는 식의 시혜적 차원으로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은 근로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이 길고 초과노동이 많은 ‘과로 사회’다. 회식조차 직장생활의 연장인 노동 현실에서 동료들의 착한 품성으로 양육을 보조한다는 발상은 문제라는 것이다.

류은숙 서울여성회 회장은 “직장을 동화 속 판타지로 다뤄 화가 났다”며 “노동 현장 여성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또 당사자인 여성이 아니라 남성과 관료의 시각으로 출산과 보육문제를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류 회장은 “동료의 이해와 배려로 직장생활을 해야 한다면 여성 근로자는 경쟁에서 뒤처지고 책임과 권한이 낮은 일자리에만 머물 수밖에 없다”며 “특히 가족 형태가 다양해졌는데 TV 캠페인은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에 근거해 제작됐다”고 덧붙였다.

정문자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억지춘향식 설정이 작위적이라 불편하다. 남자 상사가 가방을 챙겨주고 등 떠밀면서 퇴근하라는 설정은 비현실적”이라며 “집에 일찍 보내는 게 출산 장려인가. 육아휴직 1년 썼으니 회사를 키워달라는 사장의 발언도 문제다. 법적으로 보장된 육아휴직을 쓴 것인데 시혜를 준 듯 말한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저출산 문제를 총체적이고 구조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엄마가 집에 일찍 가서 아이를 보살피고, 남자 동료들이 배려해주면 해결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마더하세요’라는 ‘변종 외래어’에 불편한 마음을 토로하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 ‘마더하세요’는 ‘마음을 더하세요’와 ‘엄마 되세요’의 합성어다. 그런데 영어를 한글처럼 사용하면서 국적 불명의 신조어를 만든 것이다. 네티즌들은 “어감이 별로 안 좋고 천박하게 느껴진다. ‘마더하세요’ ‘파더하세요’ 하다 기어이 ‘마파더하세요’는 나오지 않을지…” “정부에 물으면 ‘세련의 극치’라고 답하겠지만…. 참담하다”는 비아냥거림을 내놓고 있다.

박길자 / 여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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