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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정우택(오른쪽부터), 바른정당 주호영,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개헌안 관련 논의를 마친 뒤 떠나고 있다.



15일 오전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3당 원내대표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골간으로 한 개헌안을 마련하여 대선이 실시되는 날에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하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이로써 좋든 싫든 이제 개헌 논의는 대선 과정에서 주요 쟁점의 하나가 되었다.

지금 정치권에서 개헌을 반대하는 정치인과 세력은 사실상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한다. 원내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개헌안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한 후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를 하자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리고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같은 입장이다.

그렇게 볼 때 정치권은 조기개헌론 대 대선 이후 개헌론으로 양분된 상황이다. 그런데 필자는 조기개헌론이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필자는 조기개헌론의 문제점을 5가지 차원에서 살펴보려고 한다.

조기 개헌론의 다섯가지 문제점

첫째, 조기 개헌론은 대선의 주된 이슈를 왜곡한다. 이번 5월 대선은 탄핵사건으로 불거진 여러 적폐의 본질 그리고 이에 대한 해법이 주된 화두가 되어야만 한다. 그런데 대선 정국에서 조기 개헌론이 불거지면 다른 이슈를 모두 압도하는 블랙홀의 역할을 하게 된다. 개헌을 통해 담아야 하는 내용이 많고 이에 따른 논쟁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조기개헌론은 선거 이슈를 왜곡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둘째, 조기 개헌론은 선거 과정에서 반드시 부각되어야 하는 정치적 책임의 대상을 흐리게 한다. 조기 대선은 최악의 국정농단 사건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므로 이와 같은 탄핵사건을 초래한 구 여권 세력은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들은 적폐의 원인이 헌법에 있다는 식으로 물타기를 해 선거과정에서 마땅히 불거져야 할 책임론에서 비켜 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기 개헌론은 이들의 물타기 의도에 길을 열어주게 된다.

셋째, 성공적인 개헌안을 마련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보통 쟁점 법안에 대한 이견을 조율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하물며 권력구조 개편부터 해서 국가의 기본 방향을 담게 되는 개헌안을 마련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개헌 작업 자체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한 번 할 때 제대로 해야하므로 성공적인 개헌안 마련에는 상당한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조기개헌을 하게 되면 이것이 불가능하게 된다.

넷째, 조기개헌론은 국민적 합의 속에서 이뤄질 수 없다. 원내1당인 민주당을 배제한 채 개헌안을 마련한다는 것은 국민적 합의라는 기본 전제를 무시한 것이므로 정당성이 없다. 주요 정치 세력 사이의 완벽한 조율없이 이뤄지는 개헌은 정치적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는 점은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다.

다섯째, 조기개헌론은 현실가능성 자체가 없다. 조기개헌은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빼고 다른 3당만의 합의로 추진되기 때문에 현실 가능성이 없는 공허한 주장이다.

조기 개헌론은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것이다

이처럼 조기 개헌론은 다섯 가지 문제점이 있다. 이와 같은 조기 개헌론은 대한민국 개헌의 역사를 통해서 볼 때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성격을 띤다. 그 동안의 개헌을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경우와 민주주의에 부응하는 경우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개헌시도는 국민적 요구가 성숙되기 전에 권력자 및 권력그룹에 의해 먼저 제기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이들의 권력 유지 욕망과 관련되어 있다. 이것이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개헌의 가장 고유한 특징이다. 1969년 3선 개헌, 1972년 유신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반해 민주주의에 부응하는 개헌은 국민적 요구를 개헌으로 반영하는 경우다. 대표적으로 1987년 6월 항쟁의 결과로 나온 현행 헌법이다. 당시 개헌의 주된 이슈는 대통령 직선제였는데 이는 1972년 유신 이후부터 민주화 운동 세력의 요구 사항이었다. 그리고 이것이 오랜 기간의 민주화 투쟁을 통해서 다수 국민이 동의하는 안으로 발전된 것이다. 그래서 그 당시 개헌은 민주주의에 부응하는 개헌이었다.

지금은 어떤가? 개헌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형성된 정도에 불과하다. 지식인층도 이젠 개헌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을 하고 있고 국민들도 이 문제에 대해서 점차적으로 관심을 표명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개헌의 구체적인 내용 등에 대해선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한 상황이다.

그런데 앞의 5가지 문제점이 있음에도 조기개헌론을 제기하는 것은 민주당 주도의 현재 대선 구도를 어떻게든 흔들어보자는 정략적 의도가 너무도 크게 티가 난다.

이렇게 조기개헌론의 문제점을 지적하면 조기개헌론자들은 선거 뒤에 개헌한다는 약속은 지켜질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치곤 한다. 그러면서 1990년 3당 합당 당시의 내각제 개헌 약속, 1997년 DJP 연합 당시 내각제 개헌 약속 등을 거론한다. 그런데 이 주장은 개헌이 불거졌을 당시의 시대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가 많다.

그 당시 개헌론은 내각제라는 권력구조 개편을 고리로 연합하려고 했던 정치세력들의 이해관계의 산물이었다. 그러므로 개헌론 자체가 국민적,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방식으로 제기된 것이 아니었다. 그러므로 개헌에 대한 추동력이 강하게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개헌 추진이 이루어지지 못한 채 무산됐다. 그럼에도 이에 대한 반발이 없었다. 사회적·국민적 요구와 유리된 개헌론이 가진 구조적 한계였던 것이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으며 모든 정치세력들이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그러므로 선거 뒤에 개헌 약속이 지켜지기 어렵다는 조기개헌론자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매우 약하다.

이러한 여러 가지 사실을 고려할 대 조기 개헌론은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현 상황에서는 현실성도 없도 정당성도 없는 주장이다.


17.03.15 21:41l최종 업데이트 17.03.15 21:41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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