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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중매라고 믿었더니 한 달 만에 가출”

2011.10.12 23:57

충북여세연 조회 수:44649 추천:39

국가가 주선한 한국·베트남 국제결혼 1호 커플, 한 달 만에 파경
“국가 중매라고 믿었더니 한 달 만에 가출”
베트남여성연맹 공식 주선… 그러나 신부 결국 자취 감춰
주선한 농협중앙회·베트남여성문화센터 “결혼 비용 환불”

▲ 지난 4월 베트남 현지에서 치른 엄씨와 M씨의 결혼식 모습. 이들은 M씨가 한국에 들어온지 1개월 만에 파경을 맞았다.베트남 정부가 직접 중매에 나서 화제가 된 국제결혼 1호 커플이 결국 한국 입국 1개월 만에 파경을 맞은 것으로 밝혀졌다.<여성신문 1138호 보도>

경북 문경에서 축산업을 하는 엄모(55)씨는 지난 4월 베트남 여성 M(36)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당시 이들은 한국 남성이 합법적으로 베트남 여성과 결혼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한국과 베트남 양국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최근 국제결혼 피해가 늘어나는 가운데 시작된 이 사업은 베트남의 여성가족부 격인 여성연맹과 대구 소재 비정부기구(NGO)인 베트남여성문화센터, 이 센터와 업무협약을 맺은 농협중앙회가 참여하면서 공신력 있는 국제결혼 중개라는 점과 사전에 미리 결혼 상대의 기본 정보를 공유하고 신부들이 합숙 교육까지 받는 등 검증 절차를 거친다는 점에서 언론도 주목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엄씨와 M씨의 결혼 생활은 M씨가 한국에 들어온 지 한 달 만인 지난 8월 6일 끝이 났다. M씨가 편지 한 통만을 남겨둔 채 가출을 해버렸기 때문이다.  

남편 엄씨는 “새벽 5시 30분이면 농장에 나가는데 내가 나간 사이에 패물이며 옷가지를 몽땅 챙겨 갔다”며 “목격한 이웃의 말에 따르면 새벽에 집 앞 교회에 외국인 남성이 탄 택시가 들어왔고 M씨가 올라타더니 함께 사라졌다더라”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에서는 그렇게 살갑게 잘하던 M씨가 한국에 와서는 손 잡기도, 잠자리도 거부했다. 한국이 낯설어 그런 것이라고 이해해왔는데 다 계획적으로 가출하려고 한 것 같아 화가 난다”고 말했다. 현재 사라진 M씨의 종적은 찾을 길이 없는 상황이다. 엄씨는 단순 가출로 처리될 뿐이라는 경찰의 말에 10일 후에 이혼서류를 접수했다.

엄씨는 “답답한 마음에 M씨의 휴대전화 내역을 확인해 봤는데 M씨는 한국에 입국한 후부터 수원에 사는 한 베트남 남성과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았더라”면서 “이 사람이 베트남 여성들을 유혹해 가출하게 만드는 브로커인 것 같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베트남어를 잘 하는 직원이 베트남 신부인 척 연락해봤는데 이 베트남 남성이 ‘내가 모든 것을 다 도와주겠다’며 가출을 유도하더라”고 설명했다.

엄씨는 “공식적인 결혼 비용만 따져도 1000만원이 넘는다. 여기에 M씨가 ‘아프다, 빚이 있다’면서 돈을 요구해와 매번 돈을 보내줬는데 이제까지 개인적으로 준 돈은 900만원이 넘는다. 돈도 돈이지만 결혼을 주선한 농협과 여성문화센터에서 국가기관에서 주선하는 것이니 신부가 절대 도망갈 일 없고 믿을 수 있다며 수십 번 강조해서 믿었는데 정말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기분에 잠도 못 잘 정도였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조합원들을 위해 좋은 취지로 마련한 사업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며 “현재 M씨는 법적으로는 단순 가출일 뿐 범죄자가 아니라서 행방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베트남여성연맹이 대사관에 알렸고 서울지방경찰청과 인터폴에 수사 의뢰를 해놓은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농협중앙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결혼중개 사업은 중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교훈 베트남여성문화센터 사무총장은 “베트남에서 결혼할 당시 작성한 혼인서약서에 ‘결혼 후 3개월 이내 가출 등의 불상사가 생겼을 경우, 신부 가족이 연대배상한다’고 서약을 했기 때문에 현재 M씨 가족에게 결혼 비용을 청구해 놓은 상태”라며 “엄씨에게는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9월 30일까지 내부 회의를 해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어느 누가 중매를 서더라도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이런 사건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높여줄 수 있는 좋은 선례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하나 / 여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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